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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10-13 조회수 : 3,14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70

한바위골에서 70

 

화려한 자태를 벗듯

때 이른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슬픈 표정인 체

익지도 않은 단풍으로

살고파 하나 둘 잎을 떨어뜨리는

사무실 앞 벚나무

시름실음 앓다가

체념 실어 떨어지는 낙엽

한 많아 무거운 삶 슬그머니 내려놓듯

펄렁이며 떨어지는 저 낙엽

낙엽은 분명

세상 등지고

제 몸 사르고 있습니다.

 

하늘은

가을 하늘은 저리도 푸른데

때는 일러 중추인데도

주어진 삶 내팽개치듯

슬그머니 내려놓는 저 낙엽

분명

봄날의 화려했던 기억도 없는데

만년에 익은 단풍을 꿈꾸지도 못하고

슬프게 흔들흔들 낙엽을 지우는 벚나무

나 인양 보고보고 또 보고

떨어지는 낙엽을 슬쩍 비켜 서서

저려서 보고 있습니다.

 

201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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