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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10-04 조회수 : 3,311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69

한바위 골에서 69

 

가을날

파아란 하늘 머리에 이고서

고객 숙인 논

텃새들의 성찬이 한창인 논에

 

뙤약볕 등에 지고

땀 뿌려온 농부

농부의 가슴에 한숨만 차곡차곡 쌓이는 논에

 

어그제께

타는 갈증 씻던 그 단비에

그만 차분히 누워버려

벼 이삭이 썩는 논에

 

한창 수확이 시작되는 흥얼리는 저편 사람들의 농월을 들으며

쓰러져 썩는 볏단을 새우며

시선 잃은 눈으로

한탄의 노래 같은 한숨만 가득한 논에

 

그래도

가을 코스모스

화가 나듯

즐거운 듯

활짝 피었습니다.

부아가치밀어 오르는 논둑을 타고

헤아릴 수 없는 꽃을 피우고

한가로이 교태 섞인 몸 흔들고 있습니다.

 

2011101

처갓집을 갔다가 다 쓰러져 썩어가는 논에 벼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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