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상위분류 : 잡필방 중위분류 : 뜰에 홑 하위분류 : 한바위골에서
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6-21 조회수 : 3,379
제 목 : 한바위골에서 18

한바위골에서 18

 

대낮

 그 혹독한 햇볕에

자지러지듯 손 흔드는 모습처럼

머리를 내젖는

저 꽃은

분명 바람 때문입니다.

 

지난 밤

깊은 밤에 이슬 머금고 피어난

저 꽃은

아침 햇살이 수줍어

꽃잎을 감싸 안는 것은

분명

내일 또 피어나기 위해서입니다.

 

별빛에 피었다가

햇볕에 지는

저 꽃은

씨앗으로 맺어

내일을 기약하는 건가요?

아님

타는 갈증에 겨워

스러져 가는 건가요?

 

그냥

홀로 피었기 때문인가요?

 

 

 

오직

홀로 피었다

저 혼자서 지는 까닭은

홀로 서서

홀로 보기 때문입니다.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