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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6-09 조회수 : 4,513
제 목 : '클라우드 전쟁' 본격화, 'PC산업 종말' 초읽기

'클라우드 전쟁' 본격화, 'PC산업 종말' 초읽기

[분석] 애플의 스티브 잡스 '포스트 PC시대 선점' 야심 드러내




스마트폰 아이폰, 태블릿PC 아이패드제조업체로 유명한 애플사가 최근 '아이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서비스발표하면서 '클라우드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PC의 하드디스크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마트 기기들끼리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발표에는 중병설이 나도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직접 나설만큼, 클라우드는 향후 IT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사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가을에 출시될 애플의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의 새로운 버전 iOS5에 연동되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애플사의 스마트 기기 사용자들이 하드디스크가 장착된 PC가 필요없게 만든다. 애플사가 제공하는 이른바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사의 세계개발자회의( WDC)에서 수척한 모습이지만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열정적으로 발표하는 스티브 잡스. ⓒAP=연합

'클라우드 전쟁' 최후의 승자는 애플일까, 구글일까

예를 들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이 사진이 자동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이 사진을 아이패드로 보고 싶으면 서버에 저장된 것을 불러오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클라우드'라는 용어는 사용자 입장에서 자신의 데이터가 정확히 어디에 저장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어딘가에 있고, 필요하면 불러낼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이전에는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을 아이패드로 보려면 USB 등 이동저장 장치를 통해 일일이 옮겨야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애플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했으나, 앞으로는 5GB까지는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클라우드가 최초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니다. 하지만 IT업계가 아이클라우드 발표로 들썩이는 것은 애플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능력이 남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기술 뿐이 아니라 이른바 '클라우드 생태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클라우드 생태계는 풍부한 콘텐츠와 사용자의 편리성이 필수적이다. 이 점에서 애플은 다른 업체들을 능가하는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다.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기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사용자가 일일이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다운로드받아야 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데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런 과정이 필요없게 된다고 한다. 사용자가 의식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업로드되고 바로 꺼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이용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는 구글이 훨씬 앞서서 해왔다. 지난달에는 음악영화도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는 서비스를 발표하고, 아예 하드디스크가 없는 클라우드 전용 PC '크롬북'을 내놓기도 했다.

'생태계'와 '개방성'의 대결

반면 애플은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를 의식할 필요가 없도록 스마트 기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나갔다.

다만 애플의 서비스와 애플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애플의 스마트 기기에서만 구현되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애플이 폐쇄적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애플이 구축한 생태계가 그동안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애플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폐쇄성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는 현존 최강인터넷기업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애플을 누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구글의 서비스는 어떤 스마트 기기에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애플보다 개방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인터넷 시대는 개방성이 시장 지배력의 핵심요소라는 점에서 범용서비스를 지향하는 구글이 클라우드에서도 월등한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애플의 전망을 더 밝게 보는 쪽에서는 애플의 폐쇄성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 높은 전략에서 따라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애플의 방식은 처음부터 사용자와 콘텐츠 제작자를 동등한 관계 속으로 끌어들여 함께 성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번 애플의 스마트 기기를 구입한 사용자는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통해 손쉽게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자는 애플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콘텐츠 수익의 70%를 사용료로 받아간다.

애플은 사용자에게 편리성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 사용료를 내도록 하고, 이 수익을 콘텐츠 제작자와 분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구글 등 인터넷 기업들이 콘텐츠 제작자의 저작권이나 수익 배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정말 문제가 되는 폐쇄성으로 비판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되는데 필요한 음악 등 콘텐츠 저작권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오히려 애플이 다양한 콘텐츠와 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무기로 갈수록 승자가 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클라우드 전쟁'에 PC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동반 몰락하나

일각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발표한 배경을 두고,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기존 PC업계와 독점적 PC운영체제인 윈도에 대한 종말을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클라우드 전쟁'의 승자가 누가 되는가와 관계없이, 이제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기존 PC산업은 존립의 기로에 서있다는 관측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사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일종의 소형PC로서 기존의 PC 시장을 크게 잠식해 왔다. 여기에 클라우드 서비스는 하드디스크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도록 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대용량의 하드디스크 덕분에 명맥을 유지하던 기존의 PC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은 3년 뒤면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난 60조원대가 되고, 국내 시장도 16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브 잡스도 이번 발표에서 "10년전만 해도 '디지털 라이프'의 허브는 하드디스크가 있는 PC가 될 것이고 보았지만,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PC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탈PC 시대'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기존 PC가 시장을 잃는다면, 독점적인 운영체제 윈도를 공급해온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위기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끝없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는 이미 무료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보급되면서 타격을 받았고, PC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악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미래에 있다. 앞으로 스마트 기기가 대세인데, 운영체제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스마트폰에 손을 대보기도 했는데, 내놓는 즉시 퇴출될 정도로 실패작이고,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로 내놓은 윈도폰 같은 것은 애플의 아이오에스,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에 의해 경쟁이 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의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을 운영체제로 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7일 국제신용평가피치는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까지 강등시켜버렸다.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을 잡아 내놓은 새로운 스마트폰이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하루아침에 노키아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 이통사, 통신망 제공업자로 전락 위기

한편, 이번에 애플은 독자적인 무료 모바일 메신저 '아이메시지'를 iOS5에 기본으로 장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이동통신업계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국내 이통사로서는 애플의 무료 문자 서비스가 인기를 끌수록 이동통신망에 대한 부담이 더 늘고, 문자메시지 수익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업계의 고민은 그렇다고 애플을 거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의 스마트 기기들의 인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애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있다. 하지만 애플은 카카오톡과 달리 독립된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운영체제에 기본으로 장착된다.

국내 이통사는 카카오톡이라는 앱 제작업체에게는 이동통신망에 대한 부담을 일정 정도 지라고 압력을 가할 수 있었지만, 애플 단말기 자체를 거부할 주도권은 이미 상실한 상태다.

애플의 아이폰이 데이터 통화료를 급격히 낮추는 와이파이(무선랜)를 기본으로 장착했다는 이유로 애플의 도입을 거부했던 국내 이통사들이 마지못해 애플을 들어올 때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이통사들이 데이터 통화료나 문자메시지 등 기존의 수익모델에 집착하다가는, 애플 같은 힘있는 제조업체들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단순한 통신망 제공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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