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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5-24 조회수 : 3,931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60

강가에 앉아서 60

 

<계곡에서 9>

 

이일 저일

다 헤아리려

수상한 바람만

계곡에 이야기를 속닥이는데

수리산 걸린 안개

그 이야기 겨워서

넘다가 멈추고

가던 길 멈출 수 없는 그들은

강 건너 저편 불 켜진 찬란한 세상에서

찾는데,

그 삶에 의미를

 

주고받기를 얼마였던가

잊혀진 기억

함께한 의미는 삶의 밖에 있었던 것

삶에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지나쳐간 빛바래고 상실된 추억

가볍고 가벼워

무게 없이 흔들리는 바람이라고

일없이 받아 적은 의미를 잃은 스치는 바람

 

매일 채근하며

보낼 것을 꿈꾸며

하루 하루

비상을 상상하는

무력한 시간의 반복에 반복인

계곡을 떠날 길

상상하고 꿈꾸어야 한다

떠나는 나를

박수를 치며

춤을 추며

그렇게 나를 밀치고, 떠밀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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