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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1-05-24 | 조회수 : 3,842 |
강가에 앉아서 59
<계곡에서 8>
강나루에선
너절한 추억은 말하지 말자
꽃을 보며 나누던 그 일이랑 말하지 말자
한가롭게 걷던 그 골목길 들꽃에 깃든 사연은 들먹이지 말자
가려는 사람
가는 길에 비 오는 일 있을까
뒤 돌아보는 일 있을까
그냥 가도록
강나루에선
아무 말도 하지 말 것이며
웃지도 말 것이며
돌아보지도 말 것이며
그냥 기쁜 듯이 미소만 남겨두자
강나루에선
손 내밀어 간직하려거든
그냥 두고 가라고 하자
손 흔들며 가라고 하자
올 것은 기약도 말자고
혼자서만 흐르는 노래, 그 마지막 노래마저도
다 지워버리고 가라고 하자
가려는 사람
안개 내리고 비 오는 날 될까봐
강나루에선
아무 말도 하지 말 것이며
웃지도 말 것이며
돌아보지도 말 것이며
그냥 기쁜 듯이 미소만 남겨 두자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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