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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5-24 조회수 : 4,422
제 목 : 1세기 전 아인슈타인 가설, 다 맞았다

1세기 전 아인슈타인 가설, 다 맞았다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한다 - 무인위성에 球形 회전체 실어 보내… 지구 중력에 따른 회전축 이동 확인
우주엔 '밀어내는 힘' 척력 있다 - 우주의 74%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 은하·초신성이 밝혀낸 우주팽창 근거

"아인슈타인, 당신이 옳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5일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대로 지구에 의해 시간과 공간이 휘어버린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19일에는 우주에 물질을 밀어내는 미지의 힘이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새롭게 입증됐다는 발표도 나왔다. 한 세기 만에 다시 현대 물리학계 거인(巨人)의 목소리가 과학계에 울려 퍼졌다.

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왜곡 입증

아인슈타인은 1916년 엄청난 질량을 가진 물체가 공간을 휘게 하고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도록 한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그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은 빛의 속도밖에 없다.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은 1919년 별빛이 태양의 중력에 의해 진짜로 휘는 것을 관측했다.

그렇다면 지구의 중력 또한 시공간을 휘게 하지 않을까. 미국의 과학자들은 지난 50년간 7억달러를 들여 그 증거를 찾아왔다. 마침내 2004년 4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입증할 무인위성 '중력탐사B(Gravity Probe B)'를 발사했다.

중력탐사B호의 내부에는 완벽한 구형에 가까운 탁구공 크기의 회전체 4개가 섭씨 0도의 진공 플라스크 속에 들어 있다. 위성은 페가수스자리의 'IM 별'을 향해 고정돼 있는데, 만약 지구 주위의 시공간이 휘어져 있지 않다면 위성 내부 회전체의 축은 항상 이 별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2007년 중력탐사B 위성은 일반상대성 이론의 두 가지 예측 중 하나인 지구의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휘는 '측지 현상(geodetic effect)'을 입증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볼링공을 물렁물렁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바닥이 움푹 들어가듯, 지구 중력 때문에 주변의 시공간이 휜다. 과학자들은 중력탐사B 위성도 지구와 같은 시공간에 있기 때문에 내부 회전축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 축이 실제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NASA는 두 번째 증거를 발표했다. 이번엔 볼링공이 물렁물렁한 바닥에서 회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인슈타인은 질량이 매우 큰 물체가 회전하면 중력 때문에 주변의 시공간도 따라서 회전하는 '관성계 이끌림(frame-dragging)' 효과가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회전체의 축은 그에 맞게 미세하게 이동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우주를 끌어당기는 암흑에너지 입증

137억년 전 빅뱅(big bang·대폭발) 이후 우주에는 물질이 탄생했다. 질량이 있는 물질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 즉 중력(重力)을 갖고 있다. 우주에 점점 물질이 가득 차면 중력이 서로 작용해 우주가 다시 한 점으로 모여들지 않을까.

아인슈타인은 1917년 우주가 팽창도 수축도 하지 않는 정적인 상태라고 봤다. 그는 이를 위해 천체들 간의 중력에 맞서 천체들을 밀어내는 힘인 척력(斥力)이 있어 힘의 균형을 이룬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또 자신의 우주 방정식에 척력의 세기를 좌우하는 '우주 상수'도 도입했다.

아인슈타인은 곧 이 모든 이론을 "최대의 실수"라며 철회했다. 자신의 정적 우주론과 달리 1923년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포기는 너무 빨랐다. 우주 팽창은 척력이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우주상수 이론은 정적 우주보다 나중에 알려진 것처럼 우주 팽창이 갈수록 빨라진다는 사실을 더 잘 설명했다.

1998년 미국 연구팀은 서로 다른 은하에서 오는 초신성의 빛을 관측했다. 별의 생애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은 일정한 밝기를 갖는다. 밝기 정도를 보면 초신성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더 먼 은하의 초신성에서 오는 빛은 더 오래전의 빛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시간이 갈수록 우주팽창이 빨라짐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호주 스윈번 공대 연구진은 5년간 20만개의 은하를 관측했다. 그중 특정 두 은하 사이의 거리를 기준 척도로 삼았다. 은하에서 오래전에 온 빛과 최근에 온 빛을 비교하자, 시간이 갈수록 기준 척도가 지구에서 보기에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가 가속 팽창하면서 은하들이 지구에서 점점 더 멀어진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척력은 오늘날 '암흑 에너지(dark energy)'로 불린다. 우주의 74%는 암흑에너지이며 22%는 질량은 있으나 빛을 내지 않는 암흑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가 아는 빛을 내는 물질은 우주의 나머지 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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