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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5-23 조회수 : 3,772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54

강가에 앉아서 54

 

 

<계곡에서 3>

 

있었던 게 아니다

환영이 있었을 뿐

바람이 불었던 게 아닌데

계곡을 채웠던

그 안락은 무엇이었던가!

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다

허망을 부여잡고

어제와 오늘

난 마치 오늘이 내일인양

붙들고 있다가는

그만 추락하고 있다

무엇 하나 힘주어

붙잡을 수 없는

하강하는 상실감으로

어제에 떠오르는 계곡의 태양을

그리고 오늘 떠오르는 계곡의 태양을

지나쳐 가버린 태양을 매만지고 있다

그리곤

내일 아침을

박수를 치며

기다리고 있다

 

태양은 항상 떠오르는 것

매일, 태양은 떠오르는 것

난 태양을 맞으러 간다, 태양을

숨쉬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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