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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5-23 조회수 : 3,785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53

강가에 앉아서 53

 

 

<계곡에서 2>

 

무얼 그리 다 주어 버렸기에

초저녁 찬바람에

하얗게 보내버렸는지

초췌한 갈대여

갈대는 갈대여서

쓰러지지 않으려

한 줌 바람을 움켜잡고

일어 서려만 하느냐

 

떨어지는 너불거리는 낙엽이여

떨어질 낙엽이여

봄은 그렇게 가고 오는 것

오는 봄이여

봄은 봄인지라

새로움을 꿈꾸지만

익혀진 봄을 꿈꾸지만

혼자서만 아름다우려 꽃을 피우느냐

 

꽃은 피웠다 지는 것

숱하게 꽃은 피우는 것

시드는 꽃을 보며

하얀 밤, 시드는 꽃을 보며

시름 시름 떠나지 못하는 봄이여

돌아설 수 없는 봄이여

시선을 잃은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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