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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5-02 조회수 : 3,745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46

 강가에 앉아서 46

<봄비 오던 날>
 
지금 비가 와
한 새벽
천둥에 비가 오더니
 
그 빗방울
산벗꽃 헤쳐 놓고
 
그칠 줄 모르고
내 있는
수리산 계곡엔
여전히 비가 와
 
슬금슬금 슬슬
비가 와
춘 삼월도 아닌데
가슴앓이처럼
시골학교 종소리가
어른거리도록
 
잘 있다
왔다가 희미하게 가는 사람들
여전히 잘 있는지
비 오는 대낮인데
먹먹하게 진하게
괜스레 손짓하는 건
내 늙어 하는 덧없는 몸짓일까
 
잘 있다
말하지 않아도
그저
모두가 잘 있을 텐데
나 혼자 우중에
청승스레 말
건넨다.
-잘들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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