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상위분류 : 잡필방 중위분류 : 뜰에 홑 하위분류 : 만상들
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1-03 조회수 : 3,561
제 목 : 勞之房 1

 

勞之房 1
 
새해의 해가 떠올랐습니다.
내 눈앞에서
구름을 비키어 비키어서
동쪽으로 올라
추위로 얼룩진
2010년을 밀어내듯 그렇게
떠오른 태양을
난, 산꼭대기에서
품어 안듯 보았습니다.
 
이제까지
손에 손을 맞잡고 왔으니
또 그렇게
손에 손을 맞잡고
흥겨워 흔들며 가자고
내민 손
서로에 온기를 느끼며 가자고
이른 아침
눈 쌓인 산정에서 가슴앓이 하는 건
다 줄 수 없고,
다 감싸 안을 수 없고,
다 다독일 수 없고,
다 아파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기 저
누가 누구를 무어라 해도
꽁꽁 언 저 대지라도
따스한 봄날 꽃핀 저 언덕이라도
빼곡히 살진 알곡 널린 들녘이라도
우리 서로는
웃을 수 있고
온기를 느낄 수 있고
혹은 뿌듯하고
혹은 안쓰럽고
그래서 조화롭고
아름다움 가득한
이 한 해 만들어 가지고
장작개비 한 아름 안아다
구들장 대피우고
손 녹여 따스한 손,
내밀어 봅니다.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