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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0-10-27 조회수 : 3,477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35

 

강가에 앉아서 35
 
… 가을날 …
 
산자락에 걸린 하늘을 보라
쪽빛에 하늘을
희끗 희끗 구름으로 단장한 하늘을 보라
하늘은 이리도 고운데
저 산자락엔
혹은 붉고
혹은 노랗고
혹은 초록으로
곱게 치장한 산
잡힐 듯 잡힐 듯
다가선 산
저리도 고운데
 
저 너머 들녘엔
노동으로 부산스러운 그 까닭은
저~편 저 거리
한(恨)으로 서러움으로 외로움으로
층층이 쌓아가는 그 까닭은
사람 사는 저 시장통엔
발악하는 듯 아우성치는 그 까닭은
산에 오르면 다 안다
가을 산에 오면 안다
그 까닭이
그저 그렇다는 걸
 
배낭도 내려놓고
등산화도 벗어버리고
웃옷도 바지도 벗고
속옷마저도 다 벗어버리고
맨몸으로
알몸으로
산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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