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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0-10-21 조회수 : 3,355
제 목 : 강가가 앉아서 34

강가 가앉아서 34

…… 관계(關契)의 산맥 ……

내가 산에 오르는 건
관계에서 관계로
얽히고설킨 것들이 무거워서다

산에 오르며
하나에서 둘
그리고 숱한 관계들
뿌리치듯 내려놓으려는 거다

산을 타고 넘으며
둘 뿌리에
그루터기에
그리 넘어져도
산에 오르는 건
산에 올라
바다를 찾기 위해서다

산에 올라 숨죽이며
바다를 찾는 건
엎어지고 싶어서
한없이 추락하여 산산이 부서지고 싶어서다

산에 올라
풀어헤치고
까뒤집어
연약한 속살
내장까지 낭자하게 드러내고
바다를 보는 건
그래도 살고 싶어서다

산자락에 누워
바다를 보고
바다를 찾는 건
속 시원히 다 버리고
살고 싶어서다
날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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