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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0-09-03 조회수 : 3,392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25

강가에 앉아서 25

 

--태풍 불던 날 밤--

 

그 밤

동틀 녘이었을까

세찬 바람에

굵은 비에

목숨은 온전하니

“곤파스”라 했던가

그래서 "곤파스"라도 원망이나 할까

그저 난장판인 세상에

온전히 살아남아

한 목소리 내는 것도

그저 복이려니 하고

 

이제 가버린 뒤 켠

눈뜨고 하늘을 보니

여전히 먹구름에

감당키 만만치 않은 바람 뿐

길바닥은 길바닥대로

온통 쓰레기와 떨어진 낙엽뿐이니

심란한 맘

내 다니는 직장에 머물고

어쩔거나 덜하기만을

조리는 맘으로

뜻 없는 시간만 축내고 있답니다.

작은 힘으로 휘저으면서…….

 

뒤 산

장엄한 자태

어쩔거나 했는데

부러지고 쓰러지고 잎은 지고

아수장이 이보다 더할까

차라리 처참한 몰골이라면 이럴까

그 아늑한 나무숲길

중머리 속살마저 다 헤지고

아름드리나무만 엎어져 심음뿐

자연은 자연은 하고

자연의 엄혹함에 말 줄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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