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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0-08-11 | 조회수 : 3,298 |
강가에 앉아서 23
누가 그랬나요
꽃이었으니
그냥 꽃이고 싶나이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은들 어떠하리오.
그냥 버려진들 어떠하리오.
그냥 꽃이고 싶나이다.
언젠가도 그랬듯이
개미여서 개미로 살아가고
잡초는 잡초여서 그곳에 있듯이
난 그냥
개미는 개미로
잡초는 잡초로 살아가도록
보고만 싶나이다.
어떤 의미로도
밟지 않고 지켜만 보고 싶나이다.
돋아주고 돌보아주고
햇빛도 가려주고
비 오던 날, 바람 불던 날
소리 없이 기도하던 날
그리 할 수는 없어도
멀리서 라도 바라만 보고 싶나이다.
그냥
그냥
뒤돌아 가고 싶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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